대통령 뽑는 법

내가 좆중동을 싫어하는 건, 지들이 대통령을 뽑는 걸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내가 뽑는 거다.
와인 고르는 법, 된장녀 골라내는 법이 난무하는 인터넷에 대통령 고르는 법은 나와있지 않다. 그러니 내가 직접 써보리라.


(1) "국민" 이란 단어를 남발하는 사람을 피한다.

== "국민이 원하니 이러 저러한 걸 해야 한다" , "국민이 심판한다" 뭐 이런 말은 모든 정치인들이 다 쓴다. 그러니 완벽히 피할 수는 없다. 그러니 "국민" 이란 단어를 비교적 덜 쓴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기로 하자.

"국민"이란 단어를 많이 쓴다는 건 대충 자기 논리 없이 사람들 좋아하는 대로 따라간다는 뜻이다. 혹은 무슨 일이 생기면 자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국민"을 들이 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인제도 탈당할 때 (한두번이 아니지만) 다 "국민의 뜻"을 떠받들기 위해 한다고 했다.


(2) "나" 라는 말을 주어로 자주 쓰는 사람을 뽑는다.

==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렇게 할 것이다" 라고 말하면 일단 그 말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오크의 글을 읽어보라. "나"로 시작하는 문장이 몇개나 되는지.

아무리 정치인들이 얼굴가죽이 두껍다고 해도, 일단 자기 이름이 걸린 발언엔 무게가 실리기 마련이다. 책임지는 말 하는 사람을 뽑자.


(3) 말 잘하는 정치인을 뽑자.

==좆중동의 프레임중 하나가 말 잘하는 정치인은 일 못하는 정치인이라는 건데, 개소리다. 역사상 최고의 정치인들은 역사상 최고의 연설가들이었다. 시저부터 링컨, 루즈벨트, 처칠, 그리고 '출사표'를 남기고 '설전군웅'이란 고사를 남긴 동양의 제갈량까지,좋은 정치인들은 말 잘하는 정치인들이었다.

.물론 "말 잘하는 것" 이 좋은 정치인의 필요충분 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말 못하면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없다.



(4) 나한테 이익이 되는 사람을 뽑자. (혹은 비애국적으로 투표하자.)

== 모든 국민이 뛰어난 정치철학자에 애국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 그러면 아예 선거나 정치 자체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선거철만되면 언론에서는 국민들이 사심을 버리고 국익에 가장 도움이 될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고 한다. 내 생각은 반대다. 모든 국민은 "제대로 된 사심"을 갖고 자신의 개인적 이익에 가장 도움이 될 사람을 뽑아야 한다.

민주주의란 건 시장 경제와 비슷한 거다. 시장경제에서 경제주체들은 '사익'을 추구하고, 거기에 '보이지 않는 손' 이 개입해 가격최적화가 이루어진다. 민주주의도 마찬가지. 투표권자들이 매우 구체적으로 '사익'에 맞춰 투표하면 정치인들은 그때서야 국민들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정치인들은 '국익'을 강조하지만, 사실 그들이 말하는 '국익'이란 정치인들 자신의 이익일 때가 많다. 그러니 '국익'을 위해 투표하라는 건 국민들이 개인적 이익을 희생해 정치인들 좋은 일 시키라는 뜻이 되는 거다.

나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을 제시하는 정치인, 그 정책을 실제로 추진할 것 같은 정치인들을 뽑자. 그러면 모든 정치인들이 앞다투어 나의 진짜 이익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이다.



(5) 스캔들에도 격이 있다.

==클린턴을 탄핵 직전으로 몰아갔던 모니카 스캔들은 사실 개인적인 일이다. 힐러리에게는 타격이겠지만 클린턴이 바람피운 것 때문에그의 정치적 판단력이 흐려졌다거나, 아니면 모니카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어서 국익에 피해가 생겼다거나 한 것은 없다. 물론쪽팔리긴 한 것이고 국가 체면이란 것도 있으니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완벽한 인간은 없고 털어서 먼지 않나는 정치인도 없다. 털어보면 왕년에 오입한 이야기도 나올 것이고 말 실수 해서 언론에 까인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론에서 깐다고 무조건 믿지는 말고 하나 하나 판단 해보자. 예를 들어 이명박 아들래미가 반바지 입고 히딩크랑 사진찍은게 까인적이 있는데 이걸 가지고 이명박이 좋은 정치인이 아니라고 하기는 좀 그렇다.

그러나 어떤 스캔들은 정치인으로서의 자격에 대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스캔들 하나 하나를 잘 따져보자.



(6) 과정을 중시하는 정치인을 뽑자.

== 제대로 중학교를 나온 한국인들이라면 알겠지만, 쉽게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다. 민주주의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거.

한 검사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당시 재벌 비리가 뉴스거리였다. (그게 뉴스거리가 아닌적이 언제 있기나 했나?) 왜 재벌들은 구속 안시키냐? 답변이 걸작이었다.  "재벌 잡아 넣으면 나라 망한다."

재벌 잡아 넣으면 회사가 흔들릴 것이고 실제로 한두개는 망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나라는 회사 몇개 때문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나라는 '원칙'이 무너질 때 망한다.

조선이 망한 건 '삼정'의 문란 때문이었다. 조선을 지탱하던 '원칙'이 무너져서 망한 것이다.

만약 어떤 정치인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원칙 정도는 가볍게 무시해도 된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면 그는 결코 대통령이되어서는 안된다. 물론 원칙은 탄력있게 적용되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아 놓으면 그 '원칙의 탄력성'이란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만 움직일 것이다.
나라는 그러다 망하는 것이다.

이상은 대강 내가 생각한 '나의 원칙'들이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도움이 되기를.

by 데인 | 2007/08/30 01:28 | | 트랙백(4)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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