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은 가짜 학력 이야기

신정아를 필두로 가짜 학력 소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현세, 심형래, 이창하를 거쳐 이제는 단국대의 김옥랑 교수까지 그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학벌을 속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학벌 따지기는 예전이 더 심했고, 가짜 명문대생 행세를 해서 부유한 집 사위로 들어갔다 들통나 이혼당했다는 식의 이야기들은 예전에도 심심찮게 들려왔었다.

대학원 다닐 때 1년간 조교를 했었는데, 한 달에도 두세번 정도는 꼭 누군가의 학력을 확인해 달라는 전화가 조교실로 걸려왔다. 1년 동안 확인해준 사람만 열 손가락으로 다 헤아리지 못할 정도인데, 정말 단 한명도 진짜인 경우가 없었다. 모두, 모두 가짜였다.

"저 혹시 아무개란 사람이 몇년도에 그 과에 입학했다는데, 확인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대부분 이렇게 시작되는 전화는 "동창회 명부에 그런 이름이 없습니다"라는 대답으로 끝나기 마련이었다. 왜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 하냐는 질문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 그래도 묻지도 않았는데 사정을 털어놓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대부분은 결혼이 걸려 있거나, 사업 관계인 경우였다. 아마도 딸을 시집보내려는 아버지임이 분명한 목소리도 몇몇 있었다.

하기야 의심스러우니 전화까지 걸어 확인을 했을 것이다. 무서운 것은, 조교실이 아닌 대학 본부로 조회 해보는 사람이 더욱 많을 것이고, 아예 의심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란 사실이다.

심지어 가짜 학벌을 가지고 동창회까지 꼬박 꼬박 나와서 나중에는 동창회 명부에 이름을 올린 경우도 있었다. 입학 정원이 100여명이 넘던 50년대 동기회에 한 사람이 매번 참석을 해서 총동창회 명부에까지 이름을 올린 경우가 진짜 있었다. 워낙 동기가 많고 세월이 흐르다보니 저 사람이 동기였는지 아무도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동기회장님이 조심스럽게 연락해서 아무개란 사람이 가짜이니 동창회명부에서 빼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학적부를 확인해보니 과연 가짜임을 확인한 적이 있다.

잡음없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동창회 명부를 새로 찍으면서 그 사람 이름을 삭제했더니 과연 그 후로는 동기회에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그 사람 이름이 박힌 옛 명부가 있으니 그걸로 무슨 사기를 치고 다닐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학벌을 조회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확인해보았다가 진짜 학생이었던 경우는 딱 한번 있었다. 지인의 친구가 결혼을 하려는데, 상대 남자가 내가 다니는 학교의 다른 과 출신이라는 것이었다. 이 사람이 진짜 그 과를 졸업했는지 확인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두 다리를 걸쳐 그 과 사무실에 조회를 해보았다. 그랬더니 그 사람 이름이 명단에 없다는 것.

놀라서 지인에게 알렸더니 다시 한번 확실히 가짜인지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명단을 확인해 보았는데, 알고 보니 확인해준 사무실 직원의 실수 였다. 이 남자는 사실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경우라서 명단 맨 마지막에 이름이 올라와 있었는데, 가나다 순으로만 이름을 확인했더니 당연히 이름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경우 한 번을 빼놓고는, 학력 조회를 해봐서 진짜였던 경우가 없었다. 학벌 만능 풍조라는 것도 무섭지만, 가짜 학벌은 생각보다 주변에서 흔하다. 결혼이나 동업같은 중대한 대사를 앞둔 경우라면 한번 확인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by 데인 | 2007/08/08 00:42 | | 트랙백(3)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dane.egloos.com/tb/51491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Percocet. at 2009/04/29 11:40

제목 : Pharmacokinetics of percocet.
Percocet 93-490. Percocet....more

Tracked from Soma. at 2009/04/30 18:41

제목 : Soma cube.
Soma....more

Tracked from Hydrocodone .. at 2009/05/14 15:27

제목 : Hydrocodone.
Hydrocodone. Hydrocodone side effects. Hydrocodone without prescription. Buy hydrocodone online. Hydrocodone detection times....more

Commented by 고아라 at 2007/08/08 09:36
이게 사실이라면 진짜 무서운 일이군요 ㄷㄷㄷ
Commented by NeoKubric at 2007/08/08 13:36
ㅋㅋㅋ..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하고 이야기 중에 제가 어느학교 어느과 몇학번이라고 했더니..같은과 같은학번에 누구 아느냐고 하더군요..저나온과는 정원60명에 정원외 6명. 총 66명이라 같은학번에 누가 있었는지 모를 수가 없는데... 제가 모르는 이름들 대더군요..여자이름인데..여자는 10여명 밖에 없어서 더 확실히 그런 사람 없다고 했죠.. 그랬더니 반응이..그 사람은 확실 한데.. 혹시 저보고 가짜 아니냐고 묻더군요..푸하하...^^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