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05일
마녀들의 망치 (Malleus Maleficarum) - 15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오른쪽 무릎이 후들거리고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느껴졌지만 다행히 뼈는 상하지 않은 듯 했다. 검은 머리의 남자가 버린 쇠꼬챙이를 집어들었다.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이미 그의 두 손은 검은 숯덩이였다. 불은 그의 어깨에 닿아 있었다. 묵직한 쇠몽둥이가 그의 뒤통수를 강하게 때렸다. 남자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앞으로 넘어졌다. 그와 함께 남자를 태우던 불도 갑작스럽게 꺼졌다. 퉷, 입 안에 고인 피를 뱉았다. 부러진 어금니 조각 몇개가 같이 바닥에 떨어졌다. 낡은 포도주 저장고는 지옥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르가리타의 벌거벗은 몸은 두 손목이 천장에 매달린채 뜨거운 숯불로 천천히 구워지고 있었다. 이제 그녀는 비명도 지르지 않았다. 종종 그녀는 꿈틀 거렸다. 아직도 질긴 목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하켈은 아직도 멍한 눈으로 피가 흥건한 바닥에 주저앉아 벽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켈!”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화가 치밀어 손에 쥔 쇠꼬챙이로 하켈의 등짝을 휘갈겼다. 깜짝, 그가 정신을 차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저 남자를 살펴봐라.” 이제는 조심해야 했다. “마녀들의 망치”의 그 모든 경고들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때 였다. 마녀와 마법사들의 몸에 손을 대는 건 위험했다. 그건 하켈의 일이다. 겁먹은 표정으로 하켈이 남자의 몸뚱이를 뒤척였다. “죽지는 않았습니다.” “다리를 잘라라.” 죽지 않았다면 그에게 물어볼 것이 있었다. 그는 무언가 찾고 있었고, 내가 그것을 갖고 있다고 했다. 확인해야 했다. 하켈이 마을 사람들이 준비해 놓은 장작 패는 도끼를 찾아왔다. 날이 제대로 서 있지 않았다. 하켈은 단번에 다리를 자르지 못했다. 한 쪽에 서너번이나 도끼질을 한 후에야 무릎 아래를 잘라낼 수 있었다. 잘랐다기 보다는 끊어 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통증에 남자는 정신을 차리고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저항하지는 못했다. 하켈이 그 남자를 의자에 앉히고 밧줄로 목을 감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악마의 자식아. 묻는 말에 대답하라.” 남자는 나를 쏘아 보았다. 그러나 그의 ‘눈의 마법’은 여전히 나에게 통하지 않았다. “네가 찾는 것이 무엇이냐?” 남자의 눈이 다시 이글거렸다. 그러나 곧 그는 체념했다. “인스티토리스가 우리에게 훔쳐간 것이다.” “거룩한 인스티토리스께서 너희 악마들의 사도들로부터 무엇을 훔쳤다는 거냐? 말이 되지 않는다.” 남자의 입이 한쪽으로 실룩였다. 그가 나에게 물었다. “영국인 사제여, 말해 줘도 이제 변할 것은 없겠지. 너는 네가 믿는 신의 이름을 아느냐?” 무슨 소리일까? “너희들은 네가 믿는 신의 이름을 잃어버렸다.” 나는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갑자기 깨달았다. “솔로몬의 신전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 “로마인들이 예루살렘을 불태웠을때, 네가 믿는 신의 이름을 적은 유일한 기록은 타버렸다.” “네가 찾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네가 너의 신의 이름을 모르듯, 우리도 우리 주인 루시퍼의 진정한 이름을 알지 못한다.” 루시퍼(Lucifer). 그것은 라틴어로 ‘빛을 지닌 자’라는 뜻이다. 이름이 아니었다. “유태인들이 그들의 신전에 신의 이름을 보관했듯, 우리도 루시퍼의 이름을 오직 한 곳에 보관하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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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10/05 21:08 | 說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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